웨이트 트레이닝을 배우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천천히 내려야 근육에 자극이 많이 간다.”
그래서 벤치프레스나 스쿼트를 내려갈 때 3초, 4초씩 세거나 한 번의 반복을 아주 느리게 수행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흔히 TUT(Time Under Tension)라는 개념이 따라온다. 우리말로 하면 '근육이 장력을 받고 있는 시간'이다.
그렇다면 한 번의 반복을 최대한 천천히 수행해 TUT를 늘리면 근육도 더 많이 성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느리게 한다고 무조건 근성장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근육은 '몇 초'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벤치프레스를 10회 한다고 생각해보자.
한 번에 2초가 걸린다면 근육이 힘을 내는 시간은 약 20초다. 반대로 한 번에 6초씩 아주 천천히 수행한다면 60초 동안 운동하게 된다.
단순히 TUT만 생각한다면 후자가 세 배 좋은 운동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동작을 지나치게 느리게 하면 사용할 수 있는 중량과 반복 횟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평소 80kg을 사용하는 사람이 극단적으로 천천히 움직이기 위해 50~60kg까지 중량을 낮춰야 한다면 단순히 운동 시간이 길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더 좋은 근비대 자극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근성장에서는 시간 자체보다 근육이 충분한 장력을 받으며 높은 수준의 힘을 발휘했는지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빠르게 하면 좋을까?
반대 극단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중량을 빠르게 움직인다는 이유로 바벨을 튕기거나 반동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목표 근육에 가해지는 부하가 줄어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바벨컬을 하면서 허리를 크게 젖히고 몸 전체의 반동으로 중량을 올린다면 무거운 바벨을 움직였더라도 이두근이 담당한 힘은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빠르게 또는 느리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중량을 통제하는 것이다.
특히 내려가는 동작은 통제하자
근육이 힘을 내면서 길어지는 것을 신장성 수축(Eccentric Contraction)이라고 한다.
벤치프레스에서 바벨을 가슴 쪽으로 내리는 동작, 스쿼트에서 내려가는 동작, 컬에서 덤벨을 다시 아래로 내리는 동작이 대표적이다.
이 구간에서도 근육은 상당한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따라서 중량을 그냥 떨어뜨리듯 내려버리는 것보다는 근육으로 중량을 통제하면서 내려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5초, 10초씩 극단적으로 천천히 내려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반적인 근비대 운동에서는 약 2~3초 안팎으로 자연스럽게 통제하며 내려가는 방식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올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중량을 들어 올리는 단축성 구간에서는 의도적으로 힘차게 움직이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제 바벨의 속도가 빠른지가 아니다.
무거운 중량에서는 아무리 빠르게 움직이려고 해도 실제 속도는 느릴 수 있다.
그럼에도 가능한 한 강하게 힘을 내려고 하는 의도는 높은 힘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실전에서는 내려갈 때는 통제하고, 올라갈 때는 강하게 힘을 낸다는 단순한 원칙을 사용할 수 있다.
TUT보다 중요한 것을 보자
TUT는 운동을 설명하는 하나의 방법이지만 근성장을 결정하는 독립적인 마법의 변수는 아니다.
30초 동안 운동했는지 50초 동안 운동했는지만으로 해당 세트의 효과를 판단할 수는 없다.
사용한 중량, 반복 횟수, 실패지점과의 거리, 가동범위, 운동 기술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톱워치를 켜놓고 한 반복에 정확히 몇 초가 걸리는지 집착할 필요는 없다.
대신 중량을 통제하면서 목표 근육이 실제로 일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자.
너무 빠르게 반동으로 움직이지도 말고, 근성장을 위해 일부러 슬로모션처럼 움직일 필요도 없다.
좋은 반복은 가장 느린 반복이 아니다.
목표 근육에 장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반복이다.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