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쉬면 근육은 얼마나 빨리 빠질까? — 디트레이닝과 머슬 메모리

운동을 꾸준히 하던 사람에게 가장 불안한 순간 중 하나는 운동을 쉬어야 할 때다.

출장이나 여행 때문에 헬스장에 가지 못할 수도 있고, 일이 바빠 몇 주 동안 운동을 쉬기도 한다. 때로는 부상이나 질병 때문에 몇 달 동안 운동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며칠만 운동을 쉬어도 근육이 작아진 것처럼 느껴지면 이런 걱정이 생긴다.

“지금까지 만든 근육이 다 빠지는 것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면 며칠 또는 1~2주 운동을 쉬었다고 그동안 만든 근육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 운동을 쉬어 실제로 근육이 감소했더라도 처음 근육을 만들 때보다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며칠 쉬었는데 왜 몸이 작아 보일까?

운동을 쉬면 생각보다 빠르게 몸이 작아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모두 실제 근육 조직의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운동량이 줄고 탄수화물 섭취량이나 식사 패턴이 달라지면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의 양도 변할 수 있다.

글리코겐은 수분과 함께 저장되기 때문에 저장량이 감소하면 근육의 부피가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운동 후 발생하던 펌핑도 사라진다.

그래서 일주일 정도 운동을 쉬고 거울을 보면 평소보다 몸이 납작해졌다고 느끼기 쉽다.

그러나 며칠 사이에 눈에 보이는 변화가 모두 근섬유의 소실 때문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실제 근손실은 언제 시작될까?

정확히 “운동을 며칠 쉬면 근육이 몇 % 감소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훈련 경력과 나이, 식단, 활동량, 쉬는 기간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짧은 휴식으로 상당한 근육이 사라질 것이라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속적으로 강한 훈련을 해온 사람에게 계획된 짧은 휴식은 누적된 피로를 줄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운동 중단 기간이 몇 주에서 몇 달로 길어질 때다.

근육은 사용하지 않는 능력을 유지하는 데 많은 자원을 투자하지 않는다. 충분한 저항 자극이 장기간 사라지면 근육 크기와 근력이 점차 감소할 수 있다.

이를 디트레이닝(Detraining)이라고 한다.

근력이 먼저 떨어졌다고 근육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랜만에 운동하면 평소 사용하던 중량이 유난히 무겁게 느껴진다.

그래서 “근육이 다 빠졌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근력은 근육의 크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동작에 대한 숙련도, 신경계의 적응, 협응 능력 등도 영향을 미친다.

몇 주 동안 벤치프레스를 하지 않았다면 동작 자체가 낯설어지면서 중량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운동 복귀 첫날의 기록만 보고 근육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몇 차례 운동하면서 움직임에 다시 익숙해지면 수행능력이 빠르게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적은 운동으로도 근육을 유지할 수 있다

근육을 새롭게 만드는 데 필요한 운동량과 이미 만들어진 근육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운동량은 같지 않을 수 있다.

바쁜 시기에 평소 운동량을 모두 수행하지 못한다고 해서 아예 운동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평소 15세트 하던 부위를 몇 세트밖에 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강한 자극을 유지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따라서 시간이 부족한 시기에는 “제대로 못 할 거면 쉬자”보다 운동량을 줄이더라도 훈련 자극을 유지하는 전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한번 만든 근육은 더 빨리 돌아올까?

흔히 머슬 메모리(Muscle Memory)라고 부르는 현상이 있다.

오랫동안 운동해 근육을 키운 사람이 운동을 중단해 근육량이 감소한 뒤 다시 훈련하면 처음 운동했을 때보다 빠르게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는 현상이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관여할 수 있다.

과거에 익힌 운동 기술과 신경계의 적응이 다시 활용될 수 있고, 근육 세포 자체에서도 이전 훈련의 흔적이 재훈련 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따라서 몇 달 운동을 쉬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완전히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쌓은 훈련 경험은 다시 시작할 때 중요한 자산이 된다.

쉬었다면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자

머슬 메모리가 있다고 해서 복귀 첫날부터 예전 중량과 세트 수를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오랜 휴식 뒤에는 운동에 대한 내성이 감소해 있을 수 있다.

과거의 기록을 따라잡겠다고 처음부터 지나치게 많은 운동을 하면 심한 근육통과 피로가 발생하고 다시 훈련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

처음에는 중량과 세트 수를 줄이고 몇 주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편이 좋다.

근성장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운동을 오래 하다 보면 쉬어야 하는 순간은 반드시 생긴다.

여행도 가고, 일이 바쁠 수도 있으며 때로는 몸을 회복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때마다 근육이 사라질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몇 번의 운동을 놓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몇 년 동안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근성장의 가장 중요한 원칙과도 연결된다.

좋은 프로그램, 단백질, 반복 횟수, 세트 수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충분한 자극과 회복을 오랜 시간 반복하는 것이다.

근육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행히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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