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을 키우기 시작하면 이런 말을 듣게 된다.
“몸을 키우려면 일단 많이 먹어야 한다.”
실제로 벌크업을 시작하면서 평소보다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는 사람도 있다. 피자와 햄버거까지 동원해 체중부터 빠르게 늘리는 이른바 '더티 벌크'도 있다.
반대로 체지방은 전혀 늘리지 않으면서 근육만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근육을 키우려면 반드시 섭취 칼로리를 크게 늘려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근성장에 칼로리 흑자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많이 먹을수록 근육이 더 빨리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근육을 만드는 데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
근육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우리 몸 입장에서 비용이 필요한 과정이다.
새로운 근육 단백질을 합성하고 훈련 후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며 각종 생리적 과정을 유지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조금 더 많은 에너지를 섭취하는 칼로리 흑자(Caloric Surplus) 환경은 근성장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줄 수 있다.
충분한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훈련 수행능력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단백질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오랫동안 근육을 최대한 키우려는 사람들이 체중 증가기를 활용해왔다.
1,000kcal를 더 먹으면 두 배 빨리 클까?
문제는 우리 몸이 추가된 모든 칼로리를 근육으로 바꾸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하루 유지칼로리가 2,500kcal인 사람이 2,700kcal를 먹는 것과 4,000kcal를 먹는 것을 비교해보자.
후자가 훨씬 빠르게 체중을 증가시킬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늘어난 체중이 모두 근육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근육을 합성할 수 있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필요 이상으로 공급된 에너지는 상당 부분 체지방으로 저장될 수 있다.
결국 과도한 벌크업을 하면 근육도 늘지만 체지방이 훨씬 빠르게 증가해 이후 긴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린 벌크'라는 방법이 있다
근육 증가를 목표로 하면서 체지방 증가를 최소화하려는 방법을 흔히 린 벌크(Lean Bulk)라고 부른다.
핵심은 거대한 칼로리 흑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지칼로리보다 조금 더 먹는 것이다.
정확한 흑자량에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하나의 정답은 없지만 실전에서는 유지칼로리보다 하루 약 5~15% 정도 높은 섭취량에서 시작해 체중 변화와 운동 수행을 관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지칼로리가 2,500kcal라면 약 2,625~2,875kcal 정도의 범위다.
이후 몇 주간의 평균 체중과 허리둘레, 운동 수행능력을 함께 확인하면서 섭취량을 조절한다.
체중이 지나치게 빠르게 증가하고 허리둘레도 빠르게 늘어난다면 흑자가 너무 클 가능성이 있다.
칼로리 흑자 없이도 근육이 생길까?
가능하다.
체지방을 줄이면서 동시에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현상을 흔히 바디 리컴포지션(Body Recomposition)이라고 한다.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처음 시작한 사람, 오랜 휴식 후 운동을 다시 시작한 사람, 체지방이 비교적 많은 사람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기 쉽다.
적절한 저항운동과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이루어진다면 칼로리 흑자가 없거나 심지어 일정한 칼로리 적자 상황에서도 근육이 증가할 수 있다.
다만 훈련 경력이 길고 이미 상당한 근육량을 가진 사람이 체지방까지 매우 낮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런 사람에게는 칼로리 적자 상태에서 새로운 근육을 계속 만드는 것이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
체중계만 보지 말자
벌크업의 목표는 체중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근육을 늘리는 것이다.
체중이 한 달에 5kg 증가했다고 해서 성공적인 근성장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체중뿐 아니라 허리둘레, 사진, 운동 수행능력 등을 함께 관찰하는 것이 좋다.
체중은 천천히 증가하면서 주요 운동의 중량과 반복 횟수가 발전하고 있다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체중과 허리둘레만 빠르게 증가하고 운동 수행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섭취량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근육을 키우려면 잘 먹어야 한다.
하지만 잘 먹는 것과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은 다르다.
근성장을 위한 영양의 목표는 가능한 한 빠르게 체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훈련하고 회복하고 새로운 근육을 만드는 데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벌크업은 살찌기 대회가 아니다.
근육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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