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매일 기록하고 단백질도 꼼꼼하게 계산한다.
그런데 잠은 하루에 4~5시간밖에 자지 않는다.
이런 생활을 하면서도 운동과 식단만 완벽하다면 근육은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수면과 근성장의 관계는 운동량이나 단백질 섭취량처럼 정확한 숫자로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를 보면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근육을 키우는 데 유리한 환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근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운동과 영양만큼 회복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근육은 헬스장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근육에 성장해야 할 자극을 제공한다.
하지만 실제 적응 과정은 운동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된다.
근육에서는 단백질의 합성과 분해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운동 후에는 회복과 적응을 위한 여러 생리적 과정이 진행된다.
수면은 이러한 회복 과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운동을 더 많이 하는 것만 생각하고 수면시간을 계속 줄인다면 훈련 자극은 늘어날지 몰라도 그 자극에서 회복할 기회는 줄어들 수 있다.
잠이 부족하면 근단백질 합성에도 영향을 줄까?
사람을 대상으로 수면을 제한한 연구에서는 단기간의 수면 부족만으로도 근단백질 합성률이 감소할 가능성이 보고된 바 있다.
물론 이러한 연구 결과만으로 “하루 잠을 못 자면 근육이 몇 g 사라진다”고 계산할 수는 없다.
연구 기간이 짧은 경우도 많고 실제 생활에서의 장기적인 근성장에는 운동, 영양, 스트레스 등 수많은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충분한 수면이 근육을 만드는 과정과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다음 날의 운동이다
수면 부족의 영향은 근육 내부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피로감이 증가하고 집중력과 운동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
평소 스쿼트 100kg으로 10회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던 사람이 수면 부족 때문에 7~8회부터 힘들어진다고 생각해보자.
이런 일이 하루 정도 발생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몇 주 동안 반복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훈련의 중량과 반복 횟수, 세트의 질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훈련량 자체가 감소할 수 있다.
결국 수면은 회복뿐 아니라 다음 훈련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수면 부족이 다이어트에도 영향을 미칠까?
체지방을 감량하면서 근육을 유지하려는 사람에게 수면은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칼로리 제한 자체가 이미 몸에 하나의 스트레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체중 감량이 이루어지더라도 수면시간에 따라 지방과 제지방 감소의 비율이 달라질 가능성이 보고되기도 했다.
또한 수면 부족은 식욕과 음식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날 유난히 고칼로리 음식이 당기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다이어트에서 수면은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렇다면 몇 시간을 자야 할까?
성인의 일반적인 건강을 위해서는 보통 하루 7~9시간 정도의 수면이 권장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정확히 8시간을 자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필요한 수면시간에는 개인차가 있고, 시간뿐 아니라 수면의 질과 규칙성도 중요하다.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회복 상태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충분히 잤다고 생각했는데도 계속 졸리고 운동 수행이 떨어지며 피로가 누적된다면 현재의 수면이 실제로 충분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한두 번 잠을 설쳤다고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
근성장은 하루 단위가 아니라 수개월과 수년에 걸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운동 시간을 줄여서라도 자야 할까?
매일 두 시간씩 운동하기 위해 잠을 한두 시간 줄이고 있다면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운동량을 조금 줄이더라도 충분히 자고 다음 운동에서 높은 수준의 수행을 반복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근성장은 단순히 운동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자극을 주고, 영양을 공급하고, 회복한 뒤 다시 좋은 자극을 주는 과정의 반복이다.
그래서 근육을 키우기 위해 오늘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가장 생산적인 선택이 운동 한 세트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불을 끄고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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