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이 근육의 재료라면 탄수화물은 그 재료를 이용해 훈련하고 회복하게 만드는 연료다. 탄수화물을 먹는다고 근육이 직접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부족하면 운동 강도와 훈련량을 유지하기 어려워져 장기적인 근성장에 불리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많은 탄수화물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필요한 양은 운동량과 훈련 방식, 총칼로리, 개인의 소화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탄수화물은 어떻게 운동 에너지가 될까?
섭취한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일부는 바로 에너지로 사용되고, 남은 양은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된다.
웨이트트레이닝에서는 ATP와 크레아틴인산이 즉각적인 에너지를 제공하고, 세트가 이어질수록 근육 글리코겐을 이용하는 해당과정의 기여도가 커진다.
특히 다음과 같은 훈련은 탄수화물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
- 한 부위에 많은 세트를 수행하는 고볼륨 훈련
- 8~20회 정도의 중·고반복 운동
- 휴식시간이 짧은 훈련
- 여러 부위를 한 번에 운동하는 전신 프로그램
- 하루에 두 번 운동하거나 연속해서 훈련하는 일정
- 웨이트트레이닝과 유산소운동을 함께 하는 경우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운동을 아예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반복 횟수와 세트 후반의 수행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탄수화물이 근육을 직접 만들까?
탄수화물은 단백질처럼 근육 조직의 주재료가 아니다.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충분하다면 탄수화물을 추가로 먹어 인슐린을 크게 높인다고 근육 단백질 합성이 계속 증가하는 것도 아니다.
탄수화물의 핵심 역할은 간접적이다. 훈련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충분한 훈련량을 소화하게 하며, 다음 훈련을 위한 글리코겐 회복을 돕는다.
근성장은 한 끼 식사에서 일어나는 반응보다 수개월 동안 얼마나 질 높은 훈련을 누적했는지에 크게 좌우된다. 탄수화물은 그 훈련의 질을 지탱한다.
단백질이 에너지로 사용되는 것을 막아줄까?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몸이 단백질보다 탄수화물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쉬워진다. 이를 흔히 단백질 절약 효과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탄수화물을 먹는다고 섭취한 단백질이 전부 근육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단백질은 항상 근육 외의 조직 합성, 효소와 호르몬 생성, 에너지 대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실전에서는 단백질을 과도하게 높여 에너지를 채우기보다 필요한 단백질을 확보하고 남는 칼로리의 상당 부분을 탄수화물로 배분하는 것이 훈련 수행에 유리한 경우가 많다.
글리코겐이 떨어지면 근육도 작아 보인다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수분과 함께 저장된다. 저탄수화물 식단을 시작하면 체지방이 크게 줄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빠르게 감소하고 근육이 납작해 보일 수 있다.
반대로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면 글리코겐과 수분이 회복되면서 체중이 증가하고 근육이 더 크고 단단해 보일 수 있다.
이는 짧은 기간에 근육 조직이 크게 늘거나 줄어서가 아니라 글리코겐과 수분량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체중과 인바디 결과를 해석할 때도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탄수화물은 하루에 얼마나 먹어야 할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하나의 수치는 없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사람은 다음 범위를 출발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운동량이 적거나 감량 중: 체중 1㎏당 약 2~3g
- 일반적인 근력운동: 약 3~5g
- 고볼륨 훈련이나 활동량이 많은 경우: 약 4~6g 이상
체중 80㎏인 사람이 일반적인 근력운동을 한다면 하루 약 240~400g 범위다. 그러나 단백질과 지방을 먼저 정하고 남은 칼로리를 탄수화물로 채우는 방법이 더 실용적이다.
체중 1㎏당 수치를 실제 체중에 그대로 적용하면 체지방이 많은 사람에게 지나치게 높은 양이 나올 수 있으므로 목표 체중과 총칼로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탄수화물은 살을 찌게 할까?
탄수화물 자체가 특별히 체지방을 만드는 영양소는 아니다. 장기간 섭취칼로리가 소비칼로리보다 많으면 탄수화물과 지방의 비율에 관계없이 체지방이 증가할 수 있다.
탄수화물을 늘린 직후 체중이 오르는 것은 글리코겐과 수분의 영향이 큰 경우가 많다. 이를 곧바로 체지방 증가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다만 과자, 음료와 같은 식품은 포만감이 낮아 총칼로리를 과도하게 섭취하기 쉬우므로 양을 관리해야 한다.
어떤 탄수화물을 선택해야 할까?
평소에는 밥, 감자, 고구마, 오트밀, 통곡물, 과일과 콩류처럼 영양소와 식이섬유를 함께 제공하는 식품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운동 전후에는 소화가 편한 흰쌀밥, 빵, 바나나, 시리얼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무조건 정제 탄수화물을 피하기보다 운동 시간과 소화 상태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탄수화물은 근육을 직접 만드는 벽돌은 아니지만, 더 강하고 많은 훈련을 반복하게 만드는 연료다. 단백질과 총칼로리가 충족된 상태에서 훈련량에 맞는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장기적인 근성장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0 댓글